재윤아, 잘 지내지? ^^


재윤아, 잘 지내고 있지? ^^ 엄마야.

재윤이 보내고 난 다음날이었어. 퇴근길에 누나가 여느때처럼 빵 사와달라는 전화를 했길래..늘 그렇듯이 너희들이 좋아하는 빵을 사와서 예전처럼 퇴근해서 현관문을 여는데, "엄마~" 하고 달려 나오는 재윤이가 없더라. '어? 오늘은 학원이 늦게 마치나?' 싶었어. 방에 들어와서야..'아, 재윤이가 캐나다 갔었지...' 그제서야 생각이 나더라. 빵은 누나와 너가 먹도록 늘 두 개씩 사왔는데.. (누나만 배터지게 빵 먹었어~ ^^;)

재윤이를 보낼 땐, 엄마가 누나도 캐나다 보내봐서 그런지..다른 엄마들하곤 다르게 쿨~하고 씩씩하게 "재윤아! 잘 다녀와~" 했는데... 아침에 세면대에 놓인 재윤이 칫솔 보면 문득 재윤이 생각나고, 냉장고 문 열다가 냉동 피자 보니 재윤이 생각나고, 냉장고에 우유 아직 가득 있는거 보니..'아, 이제 우리 집에 우유 많이 마시는 재윤이 없구나..' 싶고..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 중에 '추억은 지난 이야기가 아니오, 두고 두고 새로우니..'라는 가사가 있어. (재윤이는 아직 이해가 안 될려나? ^^) 재윤이 보내고 나서 이 가사가 얼마나 엄마한테 절절하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네. ^^ 문득 문득 마주치는 재윤이 흔적에서 그렇게 느낀단다.

재윤아, 엄마가 요즘 뭐하냐면 사진과 대화한단다. ^^* 사진과 어떻게 이야기하냐고? 그게 가능하거든~ 캐나다에서 보내오는 재윤이 사진 보면서 재윤이가 어찌 지내는지, 옷은 잘 입고 있는지, 밥은 먹고나 다니는지..암튼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어. ^^* 그러니 사진 찍을 때, 태평양 건너서 엄마, 아빠가 내 얼굴 보구나~ 생각하고 잘 봐줘~

재윤아, 그거 아니? 사진을 보고 있으면.. 엄마가 먹는 것도 아닌데, 배가 부르고.. 엄마가 노는 것도 아닌데, 신이 나고.. 엄마가 캐나다 땅 밟은 것도 아닌데, 입국 장면 보니 설레이고, 가슴이 벅차더라.

그러니..재윤아, 엄마가 재윤이보다 조금 더 많이 살아본 사람으로서 이야기해주는데, 1년동안 다른 나라에서 살아 본다는 것은 평생 잘 못해볼 소중한 경험이란다. 어른이 되어도 짧게 며칠씩 여행은 다닐 수 있겠지만, 이렇게 1년을 온전히 홈스테이 하면서 살아볼 기회는 굉장히 드물단다. 엄마는 어른이지만, 그런 시간을 가진 재윤이가 많이 부러워~ 진짜로! ^^ 영어의 바다에 풍덩 빠져서, 영어를 잘 하게 되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곳과는 또 다른 세상이 있으며,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이 어떤지...등등 재윤이의 생각과 눈이 넓어졌으면 좋겠다. 그게 엄마, 아빠의 바램이란다.

여기서 학원 다니느라, 숙제 하느라, 시험 치느라..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힘들고 피곤했지.. 열심히 놀며, 열심히 공부하며, 열심히 느껴보길 바래. 다시 만났을 땐..우리 재윤이의 키도 많이 크고, 마음도 부쩍 컸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 중요한 거 알지? 항상 건강하길 바래.

2018. 1. 19. 엄마가.

P.S) 참, 재윤아, 밴쿠버는 한국보다 17시간 늦으니깐 쉽게 계산하면..거기 시간에서 똑같이 하고 7을 빼면 한국 시간이야~ 가령 밴쿠버 월요일 저녁 8시이면, 똑같이 한국은 하루 빨리 해서 저녁 8시로 하고, 거기에 7을 빼라. 즉 화요일 저녁 8시 빼기 1 하면 화요일 오후 1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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