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준이 안녕? 너무 오랜만에 편지를 쓰네. 캐나다 생활은 어때? 재밌어? 지난 주말 캐나다 식구들과 캠핑 다녀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진이랑 영상도 받아 보았는데 한결 표정이 편해지고 적응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아빠는 마음이 놓인다. 정규학교 수업도 시작했을텐데 어색하진 않았니? 그래도 Bridge수업에선 친구가 별로 없었는데 같은 나이또래다 보니 적응이 더 편할수도 있을거야. Philip이란 친구 사진도 받아보았다. 까무잡잡한게 너랑 너무 닮았더라. 표정도 너무 개구져 보이고~ 잘 어울리는 바퀴벌레 한쌍 같았어. ㅎㅎㅎㅎ 인생은 길고 우연히 많기 때문에 지금 사귄 Philip이 또 너의 영원한 친구가 될 수도 있단다. 친하게 지내고 우정 많이 쌓으렴. 캐나다 주소나 E-mail을 알아두면 나중에 한국에 와서도 서로 연락하면서 지낼수 있을거야. 아빠 세대에는 Pen-pal이라는게 있었어. 아빠는 학생때 영어 공부만 하면 재미가 없으니까, 세계 각지의 친구들을 (손)편지로 연결해주는 사람들이 있었어 거기서 만난 외국 친구들과 손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영어를 배우기도 했단다. 지금은 E-mail로 보내면 몇초만에 도착하는 편지가 있지만, 당시에는 편지를 써서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넣으면 2~3주 정도나 되어야 그 외국 친구에게 전달이 되었단다. 서로 편지 한통 주고 받는데도 한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었어. 빠르진 않아서 불편한점도 있었지만, 그 한달이라는 시간을 기다리면서 '친구가 어떤 편지를 써올까?' 기다리는 시간이 설레이기도 했단다. 전화를 하면 돼지? ㅎㅎㅎㅎㅎㅎ 당시에는 해외전화가 너무 비싸서 몇초만 통화해도 통화요금이 몇천원씩 나왔었기 때문에 엄두도 못냈단다. 아빠 중고등학생때 짜장면이 1000원이었으니까 국제전화가 얼마나 비쌌는지 짐작이 되니?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Wifi만 되면 주말마다 무료로 민준이랑 영상통화도 할수있고 편지도 E-mail로 보내면 몇초만에 샤샤샥 주고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그래도 아빠는 그때가 그리워~ 가끔은 기다리는 "시간"이 그립고 설레일때가 있는거란다. 지금 민준이가 캐나다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의 시간도 마찬가지겠지? 의젓하고 멋있는 아들이 되어 나타날 그때를 기다리며 오늘은 이만 마친다.
사랑하는 아빠 김경훈 씀~
추신#1. 캠핑사진 보니까 날씨가 좀 쌀쌀해 지는것 같던데 감기 조심하고~ 옷 잘챙겨 입으렴~
추신#2. 넌 머리가 금새 자라는 편이니깐 미안하더라도 홈맘한테 부탁해서 머리 잘라달라고 부탁 잊지말고?
Bye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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